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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 word

천양희

밥/천양희

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

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는 너에게

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

나는 쓴다

 

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

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




지나간다/천양희

바람이 분다
살아봐야겠다고
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
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
지나간 것은
그리워 진다고 믿었던
날들이 다 지나간다
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
절망은
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
날들이 다 지나간다
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
가치있는 것만이
무게가 있다고 믿었던
날들이 다 지나간다
사소한 것들이
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
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
바람소리 더 잘들으려고 눈을 감는다
'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'고
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